Fandom: X-Men Pairing: Logan/Scott Rating: PG-13 Unhonest They
자비에 영재학원. 재력가이자 가장 강한 텔레파시 능력자인 찰스 자비에 교수가 뮤턴트와 휴먼의 공존이라는 이상을 품고 설립한 이곳엔 많은 뮤턴트 아이들이 비밀리에 보호를 받고 있었다. 전문적인 교육과 평화를 위한 이상을 배우며 아이들은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아이들은 사화와 가정에서조차 외면당하는 등 험한 세파를 겪어 눈치가 빨랐다. 그리고 특히 위험을 감지하는데 빨랐다.
만약 다가올 위험을 미리 알아챌 수 있다면 피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휴먼에게든 뮤턴트에게든 인생이란 그리 만만치 않았다. 한걸음 다가오는 치명적인 위험을 눈을 뻔히 뜨고 보면서도 앉은 채로 당할 수밖에 없는 일도 세상엔 수두룩했다. 운명의 심술 앞에 인간은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어금니를 질끈 악물며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 외에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이날 아침 학원의 아이들이 그랬다.
식당의 문을 바라보며 바비는 마른침을 삼켰다. 평소보다 30분 정도 늦잠을 자버려 아침수업에 늦지 않으려면 서둘러 아침식사를 해야 했지만, 그 두 사람이 이 문 너머에 있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되었다. 바비는 크게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식당 문을 열었다. 꼭 짓궂기로 악명이 높은 친구가 건네준 선물 상자를 여는 기분이 들었다. 안에서 대체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그런 기분말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어두운 표정을 한 친구들이 보였다. 이건 좋지 않은 징조였다.
심장이 점점 더 세게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천천히 식당을 둘러보자 시야에 두 남자가 들어왔다. 수학교사와 서바이벌 훈련 교관 교사. 현재 바비의 심장을 벌렁거리게 만드는 원흉들이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꽤 멀찍히 떨어져 따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건 대단히 불길한 징조였다. 심장이 터질 듯 쿵쾅거리고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어쩐지 숨도 가빠지는 것 같았다. 그 때 로건과 스캇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스캇은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고개를 팩 돌렸고, 로건은 험상궂은 얼굴을 하며 으르렁거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바비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쿼바디스 도미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대재앙을 예감하며 바비가 마음속으로 외친 이 비통한 외침은 우울한 얼굴로 식사를 하는 아이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이었다. 몸도 마음도 힘든 하루가 될 것이다. 그러러면 에너지를 쌓아두어야 한다. 아이들은 피눈물과 함께 음식을 꾸역꾸역 삼켰다. 대체 신은 어디 있는 거란 말이냐!
안 되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학원의 아이들은 어쩌면 자신들은 불행의 별 아래에서 태어난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침통해 했다. 하고 많은 날중에 하필이면 저 두사람이 벌이는 신경전에 불꽃이 팡팡 튀기는 오늘 같은 날을 콕 찝어 뉴욕에서 날아온 청년 재벌의 전용기를 보며 아이들은 한숨을 쉬었다.
멋진 전용제트기가 문제인 것은 아니었다. 학원의 재정을 뒷받침해주는 워딩턴3세 자체가 문제인 것도 아니었다. 문제는 진, 오로로, 행크, 교수도 있는데 하필이면 스캇이 금발청년을 배웅 나온 것이 문제였고, 스캇을 바라보는 워렌의 눈 속에 담긴 숨겨지지 않는 다정함이 문제였고, 배웅을 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30분 째 같은 자리에 서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의 친밀함이 문제였고, 무엇보다 가장 커다란 문제는 그런 둘을 보며 위협적으로 목을 울리는 불사의 짐승이 문제였다. 잠시 뒤 로건과 덴저룸에서 트레이닝을 해야하는 바비, 피터, 존은 당장 교수를 찾아가 자퇴서를 쓰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에 휘말렸다.
"나도 좀 느긋하게 있고 싶은데, 2시간 후에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어쩔 수 없어."
아쉬움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인사를 하며 제트기 안에 있는 비서를 향해 손짓을 하는 워렌을 보며 아이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드디어 갈 모양이다.
"그럼 전화로 말했어도 됐을텐데."
아쉽다는 표정을 하는 스캇을 보며 워렌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고, 로건은 뿌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이를 북북 갈았다. 그리고 아이들은 공포에 떨었다.
"이거 때문에 직접 올 수 밖에 없었어."
비서가 가져온 묵직한 꾸러미를 건네주는 워렌을 보고 스캇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번에 워딩턴 연구소에서 드디어 핵융합로 성공을 했어. 안정성 테스트도 전부 통과했으니까 엑스제트의 엔진으로 개조를 해도 괜찮을 거야. 오토바이용으로 쓸 수 있는 초소형 사이즈도 따로 지시를 해 두었으니 다음에 가져올 수 있을 거야."
스캇의 얼굴은 바로 저것이 태양광 에너지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환한 빛이 파앗-하고 빛났다.
"워렌!"
감격에 겨워 말을 잇지 못하던 스캇은 워렌을 와락 껴안았고 워렌도 흡족한 표정을 하며 스캇을 마주 안았다. 그리고 학생들은 사악-하는 예리한 소리 다음에 들린 키리릭-하는 소리가 아다만티움 칼날이 벽을 긁는 소리라는 걸 애써 모른 척 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해야 했다.
"과연 시티보이. 공략 포인트를 정확하게 짚고 있어."
피부가 아릴 정도로 얼어붙은 공개를 깨뜨린 건 잔뜩 감탄하는 로그의 목소리였다.
"확실히 튜닝매니아 공돌이를 꾀는 덴 엔진이 최고지."
이어 주빌레가 맞장구를 쳤다.
"저렇게 두 사람이 나란히 있으니 굉장한 눈 보신이 된다. 그치?"
물론 금발과 파란 눈을 한 화려한 미남과 짙은 붉은 렌즈의 선글라스가 작은 얼굴과 부드럽고 풍만한 입술을 돋보이게 하는, 갈색 머리 미남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괘 멋진 그림이었다. 하지만...
"가십란을 보면 저 엔젤이라는 사람, 굉장히 악명 높은 바람둥이 얼음왕자라던데. 미스터 써머스에게 하는 걸 보면 전혀 안 그런 것 같아."
"맞아. 다른 사람이랑 있을 땐 표정이 차가운데, 미스터 써머스랑 있으면 굉장히 부드럽잖아."
"왜, 영화나 소설을 보면 그런 사람 있잖아. 내키는 대로 아무하고나 뒹구는 것 같지만, 가질 수 없는 소중한 사람 단 한명을 마음에 품고, 물심양면으로 음지에서 양지에서 그 사람을 도와주는 그런 사람. 혹시 미스터 워딩턴이 그런 게 아닐까?"
"뭔가 로맨틱한 것 같기도 하고, 한심한 것 같기도 하고."
"맞아."
소년들은 그녀들의 워렌 워딩턴3세의 성격분석도 꽤 타당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자타공인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불사의 야수가 살기가 뚝뚝 떨어지는 표정을 하고 있고, 마치 지옥의 마왕이 저주하는 것 같은 으르렁거림에 땅이 울리는 것 같은데 어떻게 저렇게 태평하게, 그것도 저런 주제로 수다를 떨 수 있단 말인가! 그런 말이 있다.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 아직 어머니가 되지 않아 약한 게 저 정도라면, 그녀들이 강해졌을 땐 도대체 어떤 모습인지 소년들은 아는 것이 두려워졌다.
그 때, 스캇의 등을 토닥이던 워렌이 이쪽을, 그러니까 정확하게 로건을 바라보더니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은 명백한 승리의 비웃음이었고, 확실한 도발이었다. 땅을 울리는 울버린의 으르렁거림은 더욱 섬뜩해졌고, 바비,피터,존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 날 울버린의 울트라 스페셜 엑설런드 슈퍼 어메이징 데쓰 트레이닝 지옥 속에 빠져야 했던 세 소년은 세상에 신은 없다는 것을 통감했다.
다사다난하고 파란만장했던 그 날의 마지막 수업시간. 로그는 문득 뒷자리를 돌아보며 한숨을 쉬었다. 원래대로라면 그녀의 남자친구도 이 수업을 같이 들어야 했지만, 현재 불운한 얼음소년은 그녀의 보호자와 함께 덴저룸에서 한창 지옥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교실에 작은 술렁거림이 파문처럼 번져나갔다.
시선을 앞으로 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수학선생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 시선을 따라가자 긴 붉은 머리를 너울거리며 정원을 산책하고 있는 닥터 그레이가 보였다. 그리고 그 곁에서 나란히 걷고 있는 야성적인 남자의 모습도. 로그는 눈썹을 찡그리며 속으로 혀를 찼다.
닥터 그레이도 로건도 워낙 키가 훤칠해 두 사람이 나란히 있으니 꼭 모델커플처럼 근사하고 멋졌다. 소녀들이 한숨을 쉬며 동경할만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붉은 머리 미녀는 수학교사의 전 약혼녀라는 것이었고, 옆의 근육질의 남자는 현재 수학교사와 한 방을 쓰는 사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세 사람이 한때 삼각관계였다는 것이다.
삼각관계라... 로그는 잠시 먼 하늘을 바라보며 새삼스러운 추억에 잠겨들었다. 물론 로건과 진, 스캇의 갈등은 삼각관계라는 말 외에 다른 말을 붙이는 건 불가능했다. 그리고 세 사람 모두 자신들이 삼각관계에 빠졌다는 자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로건과 진이 알고 있는 진실을 스캇 혼자 알지 못하고 있었다.
한 사람을 차지하기 위해 남은 두 사람이 불꽃 튀는 경쟁과 신경전과 때로는 물리력을 동원하며 다투는 삼각관계의 일반적인 노선을 세 사람은 충실하게 밟았다. 그런데 문제는, 실상은 로건과 진이 스캇을 두고 치열한 힘겨루기를 한 것이건만, 스캇 혼자 자신과 로건이 진을 두고 싸운 거라고 믿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청년의 그 믿음은 지금도 변치 않고 굳건했다. 그래서 가끔 진이 부리는 이런 심술은 언제나 효과가 100%였다.
"녀석이 보고 있어."
"그래서 이러는 거야."
있지도 않은 보풀을 다정한 척 떼어주는 진을 보며 로건은 한숨을 쉬었다.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정말 멋진 성격이군, 진."
"어머, 내가 빼앗긴 것에 비하면 이 정도 심술은 귀엽다고 생각하는데? 게다가 질투하는 스캇이 귀엽지 않다고 말 할 수 있으면 어디 해봐, 로건."
질투의 불꽃을 활활 불태우는 스캇은 물론 귀여웠다. 자기랑 상관없다는 얼굴을 하려 하지만, 신경이 온통 이쪽으로 쏠려있다는 것이 눈에 뻔히 보였고, 잔뜩 골이 났으면서 애써 아닌 척 하고 있는 게 대놓고 티가 났다. 감정을 내비치는 걸 곤혹스러워 했던 청년이 이렇게 감정적이 되는 것이 자기 때문이란 걸 생각할 때마다 로건은 몸 속 깊은 곳, 척추의 맨 아래부터 간질간질한 것이 올라오는 것처럼 사랑스러움이 치밀어 올라, 내심 진의 심술에 장단을 맞추며 스캇의 질투를 즐기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달랐다.
청년의 전신을 감싼 다이아몬드 더스트가 또렷하게 보이는, 청년교사의 엉덩이를 감상하기 위해 수업에 집중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앞자리를 차지한 여학생들은 한숨을 쉬었다. 신경이 날카로운 수학교사가 내줄 숙제의 양을 생각하면... 학생들은 결코 질투하는 스캇이 귀엽기만 하다는데 쉽게 동의할 수가 없었다.
"대체 무엇 때문에 싸운 걸까?"
수학숙제를 하기 위해 중세수학 이론서에 코를 박고 있던 키티는 17세기 수학이론서따위 금서나 마법서적으로 몰려 모두 불태웠어야 했다며 머리카락을 쥐어뜯다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뻔하지."
타임슬립 능력이 있는 뮤턴트를 찾아가 17세기 수학자 전부를 암살할까 라는 생각을 하던 로그가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예상상황1. 로건은 한 번 더 하자고 조른다. 그러나 이미 피곤에 쩔은 미스터 써머스는 다음날 수업이 있다며 튕긴다. 로건은 고집을 꺾지 않고, 미스터 써머스 역시 굽히지 않는다. 그러다 결국 싸운다.
예상상황2. 로건은 생떼를 써가며 박박 우기고 결국 넘어간 미스터 써머스가 파김치가 되어 늘어졌는데, 갑작스러운 미션이 들어온다. 미스터 써머스는 분노하고 자기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로건은 도리어 당당하다. 그래서 싸운다.
예상상황3. 로건은 아크로바틱한 체위를 제안한다. 미스터 서머스의 인내심이 마침내 바닥난다. 다양성의 추구는 오히려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로건이 화를 낸다. 미스터 써머스는 그 파렴치함에 치를 떤다. 결국 싸운다.
이거 셋 중에 하나겠지."
말을 마친 로그는 17세기 수학자는 전부 마법사로 몰려 화형을 당해야 했다며 이를 북북 갈았다.
"음... 근데 너무 원색적 아냐?"
"그럼 로건이 너무 짐승 같잖아."
로그는 순진한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했다.
"응? 그럼 차원 높고 문화적이며 문명적이고 상식적인 다른 추측이 있으면 알려줘."
소녀들은 로건을 좋아했다. 처음 봤을 때는 무서웠지만 함께 지내면서 로건이 사실 다정한 보호자라는 걸 깨닫게 되었고, 구레나룻과 수염에 가려져 그렇지 놀랄 만큼 잘 생겼다는 걸 깨닫고 남몰래 핑크빛 연정을 품은 소녀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로건의 명예회복을 위해 변명을 해 줄 말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끝이 보이지 않는 침묵만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원인이야 아무래도 상관없고, 그냥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동감."
"나 역시."
왜 싸웠냐도 조금 궁금했지만, 가장 절실한 건 이 불편한 상황이 얼른 끝나는 거였다. 스릴과 긴장은 이미 학원 밖에서 충분하도록 겪었다. 아이들이 원하는 건 평화와 안전이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자면 스캇을 꽁꽁 묶어 로건의 앞에 던져주고 싶었다. 그게 아니라면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로건에게 중성화 수술이라도 시키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 때 학생들의 눈에 휠체어를 타고 복도를 지나가는 학원 총운영자의 모습이 보였다.
"프로페서!"
"프로페서, 잠깐 기다려주세요."
급하게 달려오는 아이들을 기다려 주며 노교수는 온화한 미소를 떠올렸다.
"무슨 일들이지?"
교수를 앞에 둔 아이들의 입은 쉽게 떼어지지 않았다. 원하는 것이야 간단했다. 저 민폐커플의 정신을 조종해서라도 얼른 이 대재앙들을 거두어 달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입 밖으로 내놓기에 껄끄러운 말이기도 했다. 자신의 시선을 피하며 팔꿈치로 서로의 옆구리를 찌르는 아이들을 보며 노교수는 더욱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멀고 험한 길이란다. 물론 장애도 만만치 않은 길이지. 그 장애들 중 인간들의 편견만큼 커다란 것이 바로 이기적인 힘의 남용이란다. 명심하렴. 마음을 하나로 하는 건 오직 진실과 진심이란다."
얼핏 듣기엔 당장의 상황이 불편하다고 능력으로 마음을 바꾸도록 교수에게 부탁하려 했던 아이들에게 힘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부드럽게 타이르는 것 같았지만, 앞 서 말했듯 이미 만만찮은 세파에 시달렸던 아이들은 결코 놓치지 않았다. 노교수의 점잖은 입매에 걸린 웃음이 둘의 불화가 내심 고소해 죽겠다는 비틀린 웃음이라는 것을. 이 노교수를 사로잡고 있는 건 가장 사랑하는 막내딸 아들을 빼앗긴 아버지의 쪼잔한 분노였다. ...세상에 정의의 신은 역시 존재하지 않았다.
절망을 가득 안은 아이들은 각자 피곤에 지친 몸을 끌고 저녁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그 때 저 앞쪽으로 이 모든 문제의 원흉인 두 남자가 보였다. 말은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은 그들은 표정으로 으르렁거린 다음 고개를 팩 돌렸다. ...화해는 아직 먼 것 같았다. 멀찍이 떨어진 로건과 스캇은 각자 식사를 시작했다. 그러다 스캇이 로건을 흘끔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우울한 표정으로 샐러드를 마저 먹었다. 그리고 잠시 후 로건이 스캇을 살짝 돌아보았다. 그러더니 풀죽은 얼굴로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는 묵묵하게 피가 뚝뚝 흐르는 스테이크를 큼직하게 썰어 우겨넣었다.
화해를 하고 곁에 가고 싶지만 그놈의 자존심이 발목을 잡는 두 남자의 그 서툰 꼬락서니를 본 학생들은 둘의 멱살을 잡고 짤짤 흔들고 싶다는 충동을 꾹꾹 누르며 이번 재앙은 얼마나 갈지 우울한 심정으로 그 날의 마지막 식사를 묵묵히 입에 떠 넣었다.
쿼바디스 도미네... 주여, 어디로 가셨나이까? 존재하기는 하는 겁니까? 정의는 어디 있고 상식은 어디 있는 거랍니까? 부디 청컨대 저 고집쟁이 두 사람에게 솔직함을 내려주소서. 종교가 있는 아이도, 없는 아이도 그날 잠자리에 들기 전 모두 한 마음 한뜻, 신실한 마음이 되어 간절한 기도를 했다. 그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 아닌지는 오직 내일이 되어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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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소심늘보 | 2008/07/20 16:11 | └ 엑스맨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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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혼자서도 씩씩하게 달릴 수 있는 꿋꿋함이여, 내리소서♥
by 소심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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